[EVE] 음악과 나

좋은 공연을 보았다..
어느 부분에서든 어떤 장르든간에.. 예술이 될수 있는것은
연주자의 깊이와 순수함이라 생각이 들었다.
순수음악이라 칭하고있는 속칭 클래식의 후속품들에 대한
부끄러움과 회의를 가져다 주는
김광석씨의 멋진 기타연주는
예술이 예술이 될 수 있는 당위성을 나에게 설명해 주는듯 했다.

하루하루 생활이 어지럽고 복잡한데
내가 중요한것을 자꾸 잊어버리고 있는것이다.
내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것인가..
난 즐겁게 할수 있는데
왜 자꾸 힘들어지는지..

지치자.. 그렇게 지치다 보면
적어도 어떤 모습의 내가
나 자신을 말없이 누군가에게 말해줄것이고..
난 그것을 말이 아닌
나만의 음악으로 설명할 수 잇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달리는것을 좋아했는데
자꾸 뒤척이는 나 자신을 반성하게 해주는
그런 깊은 음악의 또다른 세계를 보고 왔다.
참 나도 행복한 녀석임에는 분명하다..

[EVE] 작두타기

내 안에 오신이 내 붉은 옷 붙드시고
내 두손에 방울 흔들며 껑충이다가
그 분의 힘을 빌어 내 앞에 놓여진
두자락 칼길에 내 한발 내닿으니
나의 마음 평화롭다

귓가에 북소리는 나무뒤로 숨어가고
옷자락 풀어질새라 껑충이고 껑충이니
내 낱알 모두 찢어 그분께 드리오매
나는 이제 없고 바람과 하나되어
나의마음 평화롭다

허공에서 눈을뜨니 붉은빛 노란빛에 눈이 부시어
고개들어 하늘향해 두팔을 뻗고
두둥실 공기를 타고 신명으로 춤추나니
나의마음 평화롭다.

2003 6 8 “테입음악을 위한 ‘작두타기'”    를 위한 시
“Jac-du ta gi” for Tape music. _2003 6 28

[EVE] 무당이고 싶다.

무당이고 싶다.

나의 정신속에서 뛰는 무당이고 싶다.
미친듯이 춤추고 땀을 흘려도 좋은 무당이고 싶다.
정신이 혼미해 질때까지 소리질러도 좋은 그런 무당이고 싶다.

타인의 정서와 공존하는 그런 무당이고 싶다.
타인의 눈물이 나의 눈물이 될수 있는
타인의 웃음이 나의 웃음이 될수 있는 그런 무당이고 싶다.

붉은 옷을 걸쳐입고 방울소리에 저절로 뛰는 무당이고 싶다.
북소리 장고 소리에 나의 세포 하나하나까지 움직이는 그런 무당이고 싶다.

타인의 행복을 비는 무당이고 싶다.
하늘을 향하여 끊임없이 빌고 빌어 하늘까지 나의 원이 치솟을 수 있는
그런 무당이고 싶다.

칼날위를 뜀뛰고 또 뜀뛰고
나의 혼신을 다하여 뜀뛰고 또 다시 뜀뛰고
흥과 신명에 겨워 울부짖는 그런 무당이고 싶다.

나만의 정신속에서
자유롭게 ..  자유롭게
훨훨 날 수 있는 그런 무당이고 싶다.

-6월 18일. ‘울타리굿’을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