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 슬픔

가슴 저 끝에서
아주 오래된 슬픔을 발견했다.

깊음속에서
너무 오랜시간 묵히고 묵혀져버린
더이상 짙어질수도 없는
썩어가고 지독한 그 슬픔을 보고
눈물은커녕
기가막혀 화가 나 버린다.

아아..
며칠이 걸려 열심히 지워보고
또 지워보려 애를써본다.

이미 어디서부터 온것인지
알아볼수도 없고 기억할수도 없이..
그것은 원래의 모습을 잃어버린지 오래되어 보인다.
그 냄새..그 색깔..
알것만 같지만 알수없는 삭아버린 슬픔.

수일 후..
거의 모든것을 치워버렸다.
하지만
그 깊에 물들어버린, 그 묵어버린 색깔과
그 진동하는 냄새는
머리끝에서 그것이 무엇때문이었는지
내 기억을 건드리고 건드린다.

이 고약한놈은
계속 이렇게 있을것인가
영원히 내 안에서
고약하게 남아있을것인가..

Leave a Comment.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