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공연장 Muziek Gebouw 에서 Live electronics Festival 첫 공연을 보러 암스테르담에 갔었습니다.
제 개인 스케줄때문에 어쩔수 없이 오늘만 가게 되었지만, 나름 좋은선택이었어요.
오늘의 공연은 60~70년대 유명한 작품들의 연주였습니다.
그중에서 Alvin Lucier의 I am sitting in a room(1969)와 Christian Wolff의 For 1, 2, or 3 people (1964), Steve Reich의 Pendulum Music(1968)을 직접 들을수 있었다는것에 아주 큰 의미를 두었어요.
Alvin의 작품은 두개의 릴테입을 이용하여 소리를 지속적으로 녹음하며 피드백시켜서 변형시키는것인데, 릴테입 공연을 본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두번째 Christian의 작품은 그야말로 아날로그 신디사이저와 당시 전자음악으로서는 엄청난 시도들을 했던 여러 소리들. 지금 들으면 웃음이 나올정도로 아주 유치한 오실레이터를 통한 싸인웨이브까지.
그리고 세번째 Steve의 천장에 매달린 마이크 4대의 진자운동을 통한 피드백 사운드.
지금보아도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닐수 없었어요.
글쎄요. 씨디로야 접할수 있는 음악들이지만, 한국에서는 좀처럼 볼수 없는 장면이기에 더 의미있었습니다.
고전음악이야 많이 연주되고있지만, 이처럼 역사에 남을 몇개의 작품들은, 전자음악 학도들이 접할수 있는 기회가 없을뿐더러.. 아예 어떤 역사가 있었는지 모르는 학생들도 많이 있는것이 사실이지요.
한국에 전자음악이 깊이있게, 그리고 하나의 장르로 자리매김하려면, 이와같은 옛(?)작품들의 연주 또한 학생들에 의해서 이루어 져야 하는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새로운 음악의 연주는 많이 이루어 지고 있지만,
작곡공부 하는사람이 모짜르트 베토벤 음악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것 처럼, 전자음악 학도들도 역사속의 명곡들을 직접 연주하고 공부해 보아야 하는게 원칙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또 한가지. 제가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연주회장에서 청중으로서의 참여입니다.
이곳사람들은 우스운 소리가 나면 주저없이 웃더군요. 아주 자유롭고, 자기 표현을 확실히 하고. 그런것이 공연의 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구요.
한국 판소리 음악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것이 관중의 추임새죠. 우리의 전통에는 관중의 참여도로 공연의 수준을 알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또한 관객의 반응에 따라서 연주자의 실력이 바로바로 판가름 되기도 하였죠.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한국공연의 관객은 지나치게 수동적이고 예절바른(?)것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야유, 웃음, 큰 박수. 이 모든것이 음악회의 질을 결정하는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곳에서 음악회를 접할때마다, 한국의 사정과 많이 비교를 해 봅니다. 우리가 배워야 할점. 받아들여야 할 좋은점들은 받아들이려는 노력과 그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일본 친구들과 함께가서 공연 동영상은 찍지 못했지만, 음악회 주변 분위기나 공연장의 동영상을 찍었습니다. 그 친구가 에디팅 하여 준다 하였으니 나중에 동영상도 올려보도록 할께요.
그럼 또 뵙지요~! ^-^
한국 전자음악계의 무궁한 발전을 꿈꾸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