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순간들
時 – 이해인
마주한 친구의 얼굴 사이로,
빛나는 노을 사이로,
해 뜨는 아침 사이로..
바람은 우리들 세계의 공간이란
공간은 모두 메꾸며
빈자리에서 빈자리로 날아다닌다.
때로는 나뭇가지를 잡아흔들며,
때로는 텅빈 운동장을 돌며,
바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우리에게 이야기한다.
이 아름다운 바람을 볼 수 있으려면
오히려 눈을 감아야 함을
우리에게 끊임없이 속삭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