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 아아 내 영혼이여

고요히 숨죽여 주변을 돌아본다.
어두 컴컴한 한 방한 구석에
그저 쪼그려 멍하니 있는 자신을 본다.

‘뭐하니?’
그저 대답없이
멍하니 있는 자신을 보고는
가만히 어깨를 두드려본다.
움직임도 없고
눈동자는 그대로인데
왠지모를 울렁거리는 가슴한켤이 느껴져
나도 함께 울컥해본다.

‘무엇을 기다리는거니?’
역시 대답이 없다.
가슴속으로 들어가 살펴본다.
무언가 답답함으로 가득차있다.
이내 가슴을 내려치는 나 자신을 보고는
나도 함께 한숨을 쉬어본다.

괜찮다면서
누구도 누구도 그러더라면서
등한짝을 쓸어보아주지만
그저 멍하니 흐르는 눈물과
답답한 가슴을 부여안고있는
나 자신을 보고있노라니
그 허다한 마음의 무게에
내 어찌 말할 수 없이
그저 계속 도닥여본다.

앞을 보아라
네가 갈곳은 조금 더 넓고
네가 갈곳은 조금 더 깊으니
그 작은 한가지 한가지를 궂이 살피지 않아도 좋다.
네가 선택한, 네가 추구했던
그 원래의 희망과 기쁨으로
네가 다시 돌아갈 수 있음을
내 어찌 보여줘야 할꼬

두려워말라
무서워말라
네 앞길은 아직도 멀고 멀다만
그다지 멀지않고
그다지 힘들지 않으니
부디 힘을내어
조금만 더 힘차게 걸어가보라.

저 앞에 빛이 있으면 어떻고
또 어두우면 어떠나니

우리의 눈은 그저 한없고
우리의 마음은 그저 공허하니

그 아무것도 기대하지말고
그저 지금 사는것이
결코 그렇게 생각만큼 좁지 않음을
기억하고 기억해주렴
나를 기억하고,
너의 참 자신을 기억하고
그렇게 가다보면
언젠가 지금 네 가슴속에 있는 허망함이
결코 허망하지 않음을 알게 될것이다.
기뻐하고
기쁨에 울고
기쁨에 벅차 가슴을 치렴

이 세상엔 사랑과 네 열정과
그리고 그것을 향하고 있는 너 자신만 있으니
그 무엇도 그 아무것도
바라고 기대하고 얻으려 하지마라
도망치는 모든것에 미련을 두지마라
가끔은 떨쳐보고
그냥 걸어라

아아 내 영혼이여
내 아름다운 나의 영혼이여!!

5. 25. 2004 in 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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